7월 마지막 주에 계좌를 열어보고 손이 떨렸다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숫자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ETF Retro가 보관하는 일간 종가 기준으로, KODEX 200(069500)은 6월 22일 148,355원에서 7월 30일 87,635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고점 대비 최대낙폭 -40.93%입니다. KODEX 코스닥150(229200)은 같은 6~7월 구간에 -42.89%로 더 깊었습니다.
같은 두 달 동안 TIGER 미국S&P500(360750)의 최대낙폭은 -9.58%, TIGER 미국나스닥100(133690)은 -16.32%였습니다. 같은 시장 충격인데 계좌에 남은 상처는 네 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 종목 | 종목코드 | 최대낙폭(일간, 6/1~7/31) | 같은 기간 수익률 |
|---|---|---|---|
| KODEX 코스닥150 | 229200 | -42.89% | -28.68% |
| KODEX 200 | 069500 | -40.93% | -25.93% |
| TIGER 미국나스닥100 | 133690 | -16.32% | -11.98% |
| TIGER 미국S&P500 | 360750 | -9.58% | -6.38% |
7월 31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17.91% 오른 6,595.45로 마감하며 46년 역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종전 기록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11.95%였습니다. 삼성전자가 26% 올랐고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상한가를 찍었습니다(MBC 뉴스데스크, 2026.07.31).
하루 만에 크게 되돌리긴 했지만, 그 반등을 끝까지 들고 있었던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삼성전자는 19.34%, SK하이닉스는 29.9% 빠졌습니다. 그 사흘 동안 매도한 경우에는 다음 날의 반등이 계좌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흘을 버틸 수 있는지 미리 재보는 숫자가 있습니다. MDD입니다.
MDD(최대낙폭)란 무엇인가요?
MDD는 Maximum Drawdown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최대낙폭이라고 합니다. 드로우다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뜻은 단순합니다. 투자 기간 중 고점에서 저점까지 자산 가치가 가장 크게 떨어진 폭입니다.
수익률이 목적지를 알려주는 숫자라면, 최대낙폭은 그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험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입니다. 두 지점을 잇는 직선의 기울기만 보면 그사이에 있었던 절벽이 보이지 않습니다.
MDD 계산법
계산 자체는 나눗셈 한 번입니다.
낙폭 = (현재 가격 ÷ 그때까지의 최고 가격) - 1
MDD = 위 낙폭 중 가장 나빴던 값
KODEX 200 사례로 넣어보면 87,635 ÷ 148,355 - 1 = -0.4093, 즉 -40.93%입니다. 엑셀에서도 가격 열 하나만 있으면 누적 최고값 열을 만들어 같은 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최고 가격은 그 시점까지의 최고가여야 합니다. 나중에 더 오를 가격을 미리 알고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 갱신되는 최고점에서 얼마나 밀렸는지를 재는 방식입니다. 계좌를 열었을 때 "제일 좋았을 때보다 얼마나 줄었지"라고 세는 방식 그대로입니다.
-40% 손실을 -40%만큼 벌어서는 못 메웁니다
MDD가 무서운 첫 번째 이유는 손실과 회복이 대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억원이 40% 빠지면 6,000만원이 됩니다. 여기서 40%가 오르면 8,400만원입니다. 원금까지 1,600만원이 모자랍니다. 6,000만원을 1억원으로 되돌리려면 66.7%가 필요합니다.
| 하락률 | 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
|---|---|
| -10% | +11.1% |
| -20% | +25.0% |
| -30% | +42.9% |
| -40% | +66.7% |
| -50% | +100.0% |
| -60% | +150.0% |
낙폭이 깊어질수록 필요한 수익률은 훨씬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이번 7월 사례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 KODEX 200의 -40.93%를 메우려면 +69.3%가 필요합니다
- KODEX 코스닥150의 -42.89%를 메우려면 +75.1%가 필요합니다
- TIGER 미국S&P500의 -9.58%는 +10.6%면 회복됩니다
-9.58%와 -40.93%는 숫자로는 네 배 차이지만, 회복에 필요한 힘으로 따지면 10.6%와 69.3%로 여섯 배 넘게 벌어집니다. 낙폭이 깊어질수록 손해가 가속된다는 뜻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이 위험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지수가 -40% 빠질 때 2배 레버리지는 단순 계산으로도 -80%에 가까워지고, 그러면 원금 회복에 +400%가 필요해집니다. 실제로는 일간 수익률을 매일 다시 맞추는 구조 때문에 변동성이 큰 구간일수록 이 계산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급락에서도 골드만삭스가 레버리지 상품발 프로그램 매도를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서울경제, 2026.07.30).
진짜 아픈 건 깊이가 아니라 기간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시간입니다. MDD 숫자만 보면 한 번 훅 떨어졌다가 마는 사건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는 그 상태로 몇 년을 버텨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ETF Retro의 월말 종가 데이터로 확인한 두 사례입니다. 앞서 본 -40.93%와 숫자 단위가 다른 이유는 이쪽이 월말 종가로만 계산한 값이기 때문인데, 자세한 차이는 뒤에서 따로 다룹니다.
KODEX 200은 2021년 6월 43,895원으로 고점을 찍고 2022년 9월 28,275원까지 밀렸습니다. 월말 기준 MDD는 -35.58%입니다. 이 종목이 2021년 6월 고점을 다시 넘어선 시점은 2025년 7월(43,925원)이었습니다. 고점에서 고점까지 49개월, 4년 1개월이 걸렸습니다.
TIGER 미국S&P500은 2021년 12월 14,350원에서 2022년 12월 12,035원까지 -16.13% 떨어졌고, 2023년 6월(14,540원)에 고점을 회복했습니다. 18개월입니다.
| 종목 | 최대낙폭(월말) | 하락 기간 | 고점 회복까지 총 소요 |
|---|---|---|---|
| KODEX 200 | -35.58% | 15개월 | 49개월 |
| TIGER 미국S&P500 | -16.13% | 12개월 | 18개월 |
낙폭은 두 배 남짓 차이인데 고점을 되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세 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49개월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한번 떠올려 보시죠. 2021년 6월에 1억원을 넣은 사람은 2022년 9월에 계좌가 6,442만원이 되는 걸 지켜봤고, 그 뒤로 3년 가까이 원금 아래에서 지냈습니다. 그사이에 결혼, 이사, 전세 만기, 자녀 학비 같은 일이 한 번쯤은 찾아옵니다. 그때 목돈이 필요하면 회복을 기다리지 못하고 손실 구간에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MDD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미래를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런 구간이 왔을 때 내가 버틸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해두기 위해서입니다.
수익률만 보면 놓치는 것
2021년 1월부터 이번 7월까지 5년 7개월 동안의 누적 수익률입니다. 분배금을 뺀 주가만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 시점 | KODEX 200 | TIGER 미국S&P500 |
|---|---|---|
| 2026년 6월 말 | +237.0% | +171.3% |
| 2026년 7월 말 | +164.6% | +151.5% |
6월 말까지만 보면 국내가 미국을 65%포인트 넘게 앞섰습니다. 그런데 7월 한 달이 지나자 격차가 13%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5년 반 동안 쌓은 초과 수익의 대부분이 한 달 만에 사라진 셈입니다.
수익률 숫자만 나란히 놓으면 국내가 여전히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성적을 받아내기까지 계좌가 흔들린 폭은 전혀 달랐습니다. 같은 기간 월말 기준 MDD는 KODEX 200이 -35.58%, TIGER 미국S&P500이 -16.13%였습니다. 같은 수익이라면 덜 흔들린 쪽이 낫습니다. 수익이 조금 더 높더라도 흔들림이 두 배라면, 그때는 다시 따져볼 이유가 생깁니다. 두 시장을 섞었을 때의 성적은 국내 vs 미국 ETF, 반반 섞으면 수익률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 국내 100% vs 미국 100%, 5년 7개월 백테스트로 직접 비교
링크로 열리는 백테스트는 분배금 재투자를 반영하므로 위 표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옵니다. 표는 주가 흐름만 보기 위해 분배금을 제외했습니다.
내가 견딜 수 있는 MDD는 얼마인가요?
MDD는 퍼센트로 보면 추상적입니다. 금액으로 바꿔보면 감각이 달라집니다.
투자금이 1억원일 때 이번 7월 KODEX 200의 낙폭을 적용하면 평가금액이 5,907만원이 됩니다. 평가금액이 4,093만원 줄어든 화면을 매일 봐야 합니다. 3,000만원이라면 1,228만원, 5,000만원이라면 2,047만원입니다.
그 금액을 떠올렸을 때 드는 마음이 본인의 진짜 답입니다. 설문지에 체크하는 투자성향 진단보다 이 편이 정확합니다.
기준을 잡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앞으로 3년 안에 반드시 써야 할 돈은 주식형 ETF에 넣지 않는 것입니다.
3년 안에 쓸 돈이라면 파킹형 ETF나 단기채 상품이 어울리고, 10년 이상 묻어둘 돈이라면 MDD -30% 구간도 견딜 여지가 생깁니다. 그 돈을 언제 쓰느냐가 견딜 수 있는 낙폭도 정해줍니다. 장기로 묻어둘 자금이라면 ISA·연금저축·IRP 같은 절세 계좌를 함께 쓰는 편이 세금 면에서도 유리합니다.